🍺 맥주는 마셨지만, 수익은 잘 안 취한다
– 하이네켄의 ‘복잡한 통장잔고’ 이야기
📌 목차 바로가기
- 하이네켄 주식은 오르고, 맥주 판매는 줄었다고?
- 맥주 맛도 눈치도 세계화된 하이네켄의 딜레마
- 맥주 파는 회사가 피부로 느끼는 ‘관세의 불안’
- 투자자들에게는 "놀랍지 않아서 놀라운 실적"
- 누군가는 마이너스, 누군가는 보너스
하이네켄 주식은 오르고, 맥주는 덜 팔렸다
“요즘 맥주 맛이 예전 같지 않다니까.”
편의점 앞 야외 테이블, 여름 시작 직전.
시원한 하이네켄을 들고 이런 말을 한 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웃긴 건, 정말로 하이네켄 맥주가 덜 팔렸다. 정확히는 2025년 1분기 기준, 판매량이 ‘예상보다 덜 안 좋았다’는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네켄 주가는 어땠냐고?
오히려 장 초반 2% 이상 상승.
투자자들은 오히려 안심했다.
“이 정도면 된 거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
시장경제란 가끔 이런다.
매출이 줄었는데 주가는 오르고, 소비자는 줄었는데 CEO는 회식 예약을 잡는다.
눈치게임도 전략이 될 때
하이네켄은 공식적으로 이렇게 밝혔다.
“맥주 판매량은 줄었지만, 매출 목표는 그대로 갑니다.”
👌 매출은 정체, 목표는 유지 — 이 부조화 속에 ‘세계 2위 맥주회사’다운 근자는 흐른다.
글로벌 경제가 경기 침체 걱정에 빠져 허우적댈 때, 하이네켄의 전략은 단순했다.
- 단가 유지
- 브랜드 방어
- 수익성 중심
“할인은 없다. 헐값에 팔 생각은 더더욱 없다.”
이 말은 곧 소비자보다 ‘주주’ 중심의 전략으로 전개된다는 얘기.
비슷한 사례로 2023년 루이비통(LVMH)을 떠올릴 수 있다.
고가 수요는 둔화됐지만, 가격은 낮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여유’가 브랜드를 지켜냈다.
관세 불안이 술 맛을 망친다고?
이번 실적 부진의 배경에는 아주 ‘노잼’ 같은 키워드가 있다.
바로 ‘관세(Tariff) 불확실성’.
💬 관세 얘기만 나오면 기사도 졸리고, 독자도 스크롤을 내리는데,
글로벌 기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실적을 조율한다.
하이네켄은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를 넘나드는 병맥주 DNA를 가진 기업이다. 그 말은 곧, “다양한 나라 사이에서 수출입 조율이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 유럽 vs 미국
- 아시아 소비 둔화
- 개발도상국의 통화 불안정
이 중 하나만 흔들려도 병맥주 몇 박스는 항구에 묶여 있다.
여기서부터 ‘판매 감소’가 시작된다.
주가가 오른 건, ‘더 안 나쁜 시나리오’의 승리
그렇다면 하이네켄 주가는 왜 올랐을까?
🧐 애초에 시장의 기대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몸을 숙이면 맞을 돌도 피할 수 있는데, 이번 하이네켄은 '몸을 숙이고도 다 맞진 않았다' 정도.
분석가들은 “더 빠질 줄 알았는데 이 정도는 양호”라는 말을 남겼고, 그게 곧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참 아이러니하다. 잘한 것보다 ‘안 망한 것’이 더 평가받는 시대다.
극단적으로 말해, 지금 증시는 “망하지만 마라”의 철학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이건 비단 하이네켄만의 사정이 아니다.
- 넷플릭스가 성장세는 둔화돼도 ‘계정 공유 해제’로 방어하고,
- 테슬라가 전기차 판매보다 AI 데이터 신사업으로 시선 돌리는 것처럼,
핵심은 “주주가 가장 싫어하는 건, 변화 없는 추락”이라는 논리다.
우리 일상에도 하이네켄 같은 재무감각이 필요하다
사적인 이야기 하나 해보자.
몇 해 전, 친구 중에 인테리어 사업을 하던 친구가 있었다.
경기가 나빠지자 주문이 끊기고,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 친구의 선택은 이랬다.
🙅♂️ “한 달 정도 버틸 수 있을 때, 절대 할인하지 않는다.”
🧃 오히려 브랜드를 다지고, 협업을 통해 신상품을 내놓았다.
결정적 순간에 남은 건 ‘할인하지 않은 프라이드’였고,
다시 주문이 밀려들 때는 본전보다 더 높은 마진을 남길 수 있었다.
하이네켄의 재무감각은 이와 비슷하다.
맥주는 줄었지만, 브랜드 가치는 유지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전략은 꽤 견고하다.
그리고 우리도 때때로
- 전셋값이 너무 싼데 사기 꺼려질 때,
- 월세가 오르는데 인상 요구를 못 하겠을 때,
‘맥주 한 병’의 여유 대신 ‘기업 한 주’의 관점도 가져봤으면 한다.
마무리 : 술보다 숫자가 더 화끈한 시대
이번 하이네켄 사례를 보며 든 생각은 단순하다.
꼭 머리 좋은 사람만이 투자에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것.
가끔은 분위기를 읽고, ‘예상이 틀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기회를 잡는다.
🥂 매출은 줄어도
💵 브랜드는 지켜지고
📈 주가는 오른다
이 역설의 교차점에서
우리 개인도 더 정교한 삶의 투자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오늘도 술 마실 땐,
한 모금은 현실을 위해,
한 모금은 포트폴리오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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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도, 인생도, 한병 다 비웠을 때가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