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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주식 투자, 그것도 스몰캡(소형주) 관련된 에세이 한 토막이다.
에세이인 이유는,
원본 분석 글이 모호하기도 하고,
한정된 사례와 감정적 반응 중심으로 풀어 보려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글은 절대 ‘투자 권유’가 아님을 명확히 밝혀 둔다.
스몰캡 투자, 기대는 컸다
몇몇 친구는 왠지 ‘스몰캡 감성’이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형주, 예컨대 삼성전자, 현대차 대신 — “잘 보면 숨은 진주가 있어!”라며 ‘숨은 보석’ 같은 기업을 찾아내는 데 집중하는 이들이다.
이들 중 가장 열정적인 친구가 바로 'J'다. 그는 늘 이렇게 말한다.
"지금 이 종목 안 사면, 1년 뒤엔 후회한다.
이 회사는 사람을 뽑을 때 과거보다 더 까다롭게 신원조회까지 한다.
이거, 추세 온 거야."
실제 그가 꽂혔던 종목이 바로 ‘퍼스트 어드밴티지(First Advantage Corporation, NASDAQ: FA)’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좀 생소하지만, 미국에서는 고용 이력 조회, 신원 인증 등 '백그라운드 체크'를 해주는 회사다.
J는 이 기업을 처음 잡았을 때 이런 말을 남겼다.
"요즘 리모트 근무 때문에 기업들은 사람 뽑을 때 더 신중해.
게다가 AI 돌려서 사람 성향 분석까지 한다더라?
앞으로 채용 시장 다 바뀔 걸?"
백업 없는 확신
확실히 말만 들으면 꽤 좋아 보인다. 채용 시장의 변화, 신원 조회 시장의 맞춤형 수요, 그리고 여기에 첨단 기술까지 얹은 비즈니스 모델. 실제로 한때 퍼스트 어드밴티지는 1개월 수익률이 11.66%까지 찍기도 했다. ‘대박이야!’라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주가'였다. 지난 해 10.59% 넘게 빠지며, 단기 수익은 있었지만 결국 길게 가져갔던 이들은 손실을 봤다.
여기서 J는 한동안 연락이 뜸해졌다. 🙂
총체적 난국의 스몰캡
사실 퍼스트 어드밴티지가 무너진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우선 첫 번째, 전체 소형주 지수가 흔들렸다.
2025년 1분기, Russell 3000 지수는 -4.7%, Russell 2000(소형주 기준)은 아예 -9.48%로 급락했다. 퍼스트 어드밴티지가 -11.56% 빠졌으니 시장 대비도 못 한 셈.
여기서 우리는 흔히 하는 착각을 볼 수 있다.
‘좋은 펀더멘탈 = 곧 수익’이 아니다.
소형주는 특히나 시장 심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회사가 아무리 뛰어나도 주가는 쉽게 휘청인다.
대표적 사례가 ‘스털링 체크(Sterling Check Corp)’라는 회사를 인수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인수 자금으로 부채가 늘어나면서 ‘재무 건전성’ 악화 논란이 나왔고, 결국 큰 기대에 비해 몸값은 흔들렸다.
강한 확신은 강한 책임감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다시 J를 소환해본다.
투자란, 기술적인 분석뿐만이 아니라 시간과 책임이 따른다.
'내가 맞을 거다'라는 믿음은 좋으나,
그 믿음이 틀렸을 때 인정하고,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퍼스트 어드밴티지를 추종했던 J는, 몇 번의 회사 리서치 보고서를 공유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잠깐 흔들리는 거야.
이 회사는 채용 시장에서 핵심 인프라 같은 존재야."
물론 이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시장은 냉정했고, 그렇게 그는 한동안 주식앱을 삭제했다고 한다.
스몰캡, 미세한 줄타기
결국 소형주는 감정의 온도 조절이 중요하다.
90도짜리 기대감으로 진입하지만,
10도짜리 시장 반응엔 폭탄처럼 사라질 수 있다.
이건 마치 이렇다.
강남 입성 꿈꾸던 30대 직장인이,
위례에서 갭 투자를 하다 청약 당첨되면,
같은 아파트를 '기회였다'고 말하고,
청약에서 떨어지면 '버블이었다'고 말하는 구조.
주관적 해석이 끝없이 따라붙기 마련이다.
FA라는 기업에게 남는 건
퍼스트 어드밴티지라는 이 기업은 실제 고용시장에서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신원조회를 모른 척하고 채용하는 기업은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AI 윤리 문제나 사이버 보안 강화 이슈가 커지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비슷한 서비스를 필요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사야 한다”는 확신 하나만으로 물량을 실어버린 투자자들에게 이 주식은 기억이 다르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실적 시즌이 돌아오면,
"혹시 반등할까?"라며 차트나 뉴스를 켜게 된다.
맺음말
스몰캡은 ‘눈에 안 보이던 실적’을 캐치해서 남들보다 먼저 투자하면,
정말 2배, 3배 수익이 나는 판이다.
그러나 그 '남들보다 먼저'라는 말에는,
시장보다 먼저 무너질 위험도 담겨 있음을 절대 잊지 말자.
J는 지금 다른 종목을 보고 있다.
이번에는 "클리어 시큐어(Clear Secure, YOU)가 진짜다"라고 한다.
"이건 공항 보안 혁신이야!"라고 또 외친다.
아무도 말리진 않지만,
이왕이면,
이제는 한 손에 종목, 한 손에 현실 – 그렇게 두 손 다 채우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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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이에게: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감정에 치우쳐 주식을 매수하는 모든 이들이 한 번쯤 생각해봄직한 이야기입니다.
투자 전, 스스로의 눈으로 반드시 재검증하시길 바랍니다.
To be continued… (다음 편에는 'J와 AI ETF의 만남'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