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아니라 ‘타이밍’이 문제였다 — 요즘 부동산 투자자들이 조용히 좌절하는 이유

제목: 금리, 격차, 그리고 기회비용 – 요즘 부동산 투자자들이 조용히 아파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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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걱정 그만해?

크레이머의 한 마디에서 시작된 고민

대놓고 겸손한 공포

바닥인지 아닌지는 두 번째 문제

요즘 내 친구들의 넋두리

집값보다 무서운 건 ‘시간차’

왜 아무도 말 안 해주는가?


이 글은 최근 집값 추세를 고민하면서 개인적으로 정리한 재테크 에세이다.
정확히 말하면, CNBC에서 짐 크레이머가 툭 던진 한 마디에서 촉발되었고, 그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이유다. 이따금 사람을 가장 찌르는 말은 엄청난 분석이 아니라, "어? 그거 나 얘긴데?" 싶은 잡담이 될 수도 있다.


금리 걱정 그만해?

요즘 투자자들의 입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이 "요즘 금리가 높아", "지금은 금리 때문에 타이밍이 아니야" 다.
이 말, 너무 흔해서 이제는 온갖 재테크 모임이나 카페 댓글창에서도 클리셰급 취급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 말을 너무 오래 반복하는 사이, 어떤 사람은 조용히 뭔가를 놓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크레이머의 한 마디에서 시작된 고민

CNBC의 짐 크레이머가 최근 레너(Lennar Corporation, NYSE:LEN) 관련 인터뷰에서 흘리듯 말했다.

“지금 경제가 불안하다고? 아니, 그냥 별 일 없는 거야. 요즘 다들 공포 마케팅하고 있어.”

레너는 미국 최대 주택건설사 중 하나다. 1년에 몇만 채씩 짓는 회사가 “매출 좀 줄었지만, 여전히 돈 잘 벌고 있다”고 말할 때, 그것은 시장이 보통 사람의 체감보다 빨리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집값이 소폭 하락했지만, 주식이 추가로 8달러씩 빠질 이유는 없어. 지금이 안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회사는 지난 5년을 보면 여전히 저렴한 편이야.”

여기에서 내가 딱 멈췄다.
‘지난 5년’? 그런데 나도 지난 5년간 뭘 했더라?


대놓고 겸손한 공포

나는 코로나 이후 몇 년간 부동산 커뮤니티에 지독하게 매달려 있었다.
이른바 “기다리면 좋은 물건 나온다” 파였다.
금리도 오르고, 세계 경제도 망조 들어가고, 미국은 리세션 타이밍이고…

근데 그동안

내 주변에서 집을 산 친구들의 집값은 올랐고,
나는 “좀 더 기다려보자…” 하다가, 전세보증금에 세금 한참 냈다.

왜냐고?

언젠가 바닥이 올 거란 확신, 혹은
더 떨어질 거란 기대, 그리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사실:

➡ "집을 산다는 건 가격을 사는 게 아니라, 타이밍을 산다는 것."


요즘 내 친구들의 넋두리

최근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친구가 말했다.
"아 진짜, 나는 레버리지 안 쓰고 평생 전세로 돌아다니다가, 이제는 내 월급으로는 대출 규제에 아예 못 들어가."
다른 친구가 덧붙였다.
"어차피 금리 내리면 집값 또 오를 텐데, 왜 지금 못 샀을까."

이들에게 필요한 건 데이터를 비롯한 확정된 미래가 아니다.
단지, 누군가 "지금은 버스가 절반 지나간 상태"라는 걸 말해주는 현실 감각이다.


집값보다 무서운 건 '시간차’

크레이머가 걱정한 건 사실 ‘연준이 어떻게 할까?’가 아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지금 너무 공포에 집중하고 있어. 하지만 지금 시장은 그 공포를 다 가격에 반영했는지도 몰라.”

예를 들어보자.

서울 신축 아파트가 15억에서 13억으로 떨어졌다.
사람들은 “무려 2억이나 하락했네?”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상은 이렇다.

2020년에 비슷한 입지의 집을 9억에 산 사람은 지금 4억 ‘올랐고’,
2024년 기준으로 보는 우리는 2억 ‘싸졌지만’,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왜냐면, ‘과거와 비교해서 싸졌다’는 말은, 나의 현재 자금력과는 전혀 상관없기 때문이다.


왜 아무도 말 안 해주는가?

지금 정부나 미디어, 심지어 유튜버들조차 '하나의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다.
“기회는 다시 온다.”
“고점 잡지 마세요.”
“지금은 매수 시점 아닙니다.”

모두가 기다리라고 한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 '기다리는 사이'에 계속 자산을 불리고 있다.
누군가는 단지 ‘지금 무섭다’는 이유로 2억짜리 기회비용을 잃고 있다.


📌 정리하며…

크레이머의 말처럼, 지금의 경제는 생각보다 지극히 정상일 수 있다.
시장 참여자는 언제나 공포와 탐욕 사이에서 오간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인 우리는 ‘정보’가 부족한 게 아니라,
‘판단 못하는 이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지 모른다.

결국 핵심은 이거다:

집값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언제,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지금,
그 ‘언제’가 점점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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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공감하셨다면 좋아요와 댓글, 공유 부탁드려요.
당신의 ‘타이밍’을 함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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