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무규제 AI, 혁신의 기회인가 거대 기업의 독점인가?

🧠 규제 없는 10년, AI를 위한 천국일까? 지옥일까?

목차 바로가기

이 글은 정치와 기술의 엇박자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AI 관련 흐름에 대한 에세이이다.
에세이인 이유는, 이러한 논의가 회의실이 아닌 회식자리에서 “야, 이거 진짜 괜찮은 정책이야?”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점점 더 깊이 들어오는 지금,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 흐름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흥미로운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 ‘한 손에 GPT, 한 손에 로비력’ – 실리콘밸리의 민첩함

최근 Business Insider 기사를 보면, 미국 공화당이 트럼프의 야심작 ‘Big Beautiful Bill’에 AI 관련 조항을 조용히 삽입했다.
핵심은 단 하나다. “앞으로 10년 동안 주 단위 AI 규제를 금지하겠다.”

이 조항이 통과되면, 캘리포니아건 텍사스건, 각 주는 어떤 형태의 인공지능 규제도 10년 간 할 수 없다.
이를 처음 발견한 건, 404 미디어라는 언론사다. 그리고 이 조항 덕에 가장 크게 웃고 있는 건, 바로 OpenAI, Meta, Google, 그리고 그들의 로비스트 무리들이다.

예전 일이지만 비슷한 분위기의 대화가 떠오른다.

대학 시절, 선배가 서울 한복판 커먼그라운드에서 번듯한 스타트업을 차렸다. 제품은 좋았지만 규제 때문에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던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규제? 한 번 겪어봐. 그게 얼마나 창의성을 죽이는지.”
그 선배가 지금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었으면 아주 좋아했겠지.

📜 ‘10년 무규제 프리패스’, 어디서 많이 본 구조인데?

이 조항을 보면 문득 인터넷이 처음 등장하던 시절, 흔히 회자되는 ‘클린턴 시대의 인터넷 규제 방침’이 떠오른다.
90년대, 클린턴은 “인터넷을 규제하지 않음으로써 발전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그 결과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빅테크의 탄생이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노선을 걷고 있다.
그러나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인터넷이 정보의 홍수였다면, 인공지능은 판단과 결과의 자동화를 포함한다.

인터넷은 댓글창에서 싸우게 했지만, AI는 판단 자체를 대신하게 만든다.
이제는 “누가 좋고 나쁘다”는 것을 개인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알려주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 규제가 없으면 모두가 행복해질까?

Big Tech가 원하는 건 명확하다.
“우리를 믿고 그냥 10년만 내버려 둬. 우린 잘할 거야. 정말이야!”

그리고 여기에 실제로 동의하고 움직이는 정치인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테드 크루즈(Ted Cruz) 상원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AI도 인터넷과 같은 방식으로 가볍게(federal light-touch regulation) 다루자. 그래야 우리가 AI 경주에서 이긴다.”

하지만 반대편의 조쉬 하울리(Josh Hawley) 상원의원은 반기를 들었다.
“연방주의(Federalism)의 정신에 맞게 각 주마다 실험하고 규제할 권한을 줘야 한다. 그래야 AI에 대해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

📉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규제 찬반을 떠나, 이번 조항은 예산과 직접 관계없는 ‘정책적 항목’이기 때문에, 미국 의회 내 절차상 필터를 통과해야 한다.
재정안에 포함되려면 실제 정부 지출이나 세금 변화 같은 ‘재정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AI 관련 조항이 이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해당 조항은 ‘잘려나가거나’, 전체 법안(트럼프의 Big Beautiful Bill)이 폐기될 수도 있다.

마치 건물 설계도에 폭포를 넣었는데, 정작 수도 배관이 없다면 그냥 도면에 그림만 예쁜 꼴이랄까.

📉 개인 투자자에게 어떤 의미?

이와 같은 규제 완화 흐름은 개인 투자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AI 관련주는 계속 오른다”라는 이야기 말고, 더 본질적인 고민 말이다.

예를 들어 이런 흐름은 지금 초일류 AI 기업들(오픈AI, 구글 등)을 키우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중소기업이나 AI 스타트업에게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규제가 없다면, 기술보다 로비 능력이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즉, 규모가 작은 AI 스타트업들은 ‘무규제 환경’에서 더 큰 불균형을 느끼게 될 수 있다.

한 마디로 “규제가 없는 세상”은 “너도 나도 자유로운 세상”이 아니라, “큰 놈 마음대로 하는 세상”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 마치며 —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면

대한민국에서도 챗GPT를 포함한 생성형 AI가 취업시장, 교육, 창작 등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미국 의회가 만든 ‘10년 무규제 조항’의 결과를 고스란히 따라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사례는 결국 질문 하나로 귀결된다.
“우리는 AI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질 것인가?”

개발자의 입장에서도, 정책입안자의 입장에서도, 심지어 이용자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이제는 답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그 답은, 술자리 농담처럼 가볍게 나와서는 안 된다.

👉 다음 글에서는 ChatGPT와 국내 스타트업 동향, 그리고 한국의 AI 규제 움직임을 한번 짚어보려 합니다.
혹시 이전 글을 놓치셨다면 ‘AI와 인간, 결국 어떤 역할을 가져갈 것인가?’ 도 함께 참고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 끝으로 던지는 한마디

AI를 내버려두자고?
그 말은, 호랑이를 밖으로 풀어놓자는 얘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 대한민국 블로그계의 스파크, 글 쓰는 ㅂㅂㅂ.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