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독점, 그 위험한 기대감 — 마이크로소프트 투자자의 혼잣말

ai도 독점하면 문제라던데, MS 너는 괜찮은 거니?

이 글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출렁인 사건을 언급하며, '큰 기업들도 두려워하는 게 있다'는 깨달음에서 시작한, 아주 사적인 관찰 기록이다.

# 똑똑함의 끝은 '규제'

나는 최근 미국 주식 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SFT). 별다른 이유는 없다. 그냥 ‘거기 아니면 어디’라는 생각으로, 반쯤 감으로 투자했다. 그런데 이번 주가 흐름을 보고, 약간은 생각이 많아졌다.

사건은 이렇다. 미국 법무부(DoJ)가 ‘알파벳’(구글의 모회사)을 상대로 AI 기술로 검색 시장을 과하게 독점하고 있다는 이유로 본격적인 소송에 들어갔다. 이 뉴스가 나오자,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게 흘러갔다.

검색하면, 구글. 대부분은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검색’을 움직이는 기저 기술이 요즘은 ‘AI’라는 것이고, 이 강력한 기술이 특정 기업만의 힘으로 과도하게 한쪽으로 기울어진다면?

그때는 정부가 움직인다. 그리고 그 여파가 알파벳 이웃사촌인(?) 마이크로소프트로 튄다.

# 예비 피의자 마이크로소프트?

사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에도 반독점 이슈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윈도우즈 운영체제에 익스플로러를 끼워팔았다가 유럽연합(EU)에 한껏 혼난 적이 있다. 벌금도 제대로 맞았다.

그런데 이제는 OpenAI의 든든한 '뒷배'다. GPT 시리즈와 MS 오피스의 통합, Bing 검색에 AI 탑재 등, 이른바 ‘AI from Microsoft’ 시대를 천명한 상태다.

그래서 시장 반응이 이랬다.
👉 "구글이 이런 거면, 그 친구도 별반 다르지 않잖아?"
👉 "다음 타자는 MS 아니야?"

실제 이날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3% 넘게 빠졌다. 투자 은행 바클레이스도 목표 주가를 기존 $475에서 $430으로 낮췄다. 그나마 추천은 ‘사라(Buy)' 유지한 게 위안이랄까.

하지만 이건 마치,
➡ "너, 반성문은 내야 하는데, 정학까지는 아니야."
정도 분위기다.

# 거인의 흔들림이 불안한 이유

사실 우리는 너무 익숙하게, 테크 거대 기업을 ‘영원불변’으로 생각한다.
구글은 절대 검색 왕좌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 같고,
MS 오피스는 죽을 때까지 써야 할 소프트웨어 같고,
애플은 이상하게 아이폰 말고 다른 대안을 떠올리기 어렵다.

그러다, 한 줄 뉴스에 휘청거린다.

"알파벳 반독점 소송 개시 – 미국 정부, AI 시장 규제 본격 선언"

그제야 생각한다.
‘아, 이들이 너무 잘 나가면, 오히려 규제가 따라붙을 수 있겠구나.’
‘크고, 강하고, 똑똑하면 오히려 더 움츠려야 하나?’

예컨대 우리나라로 치면 네이버나 카카오가 규제의 타깃이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 개인투자자의 딜레마

문득 아는 형이 떠올랐다.
30대 중반, 직장인 개발자. AI에 관심 많고, 기술 트렌드 빠삭한 사람이다.
그는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말했는데,
이 뉴스를 본 이후 이런 얘기를 했다.

💬 “이게 내가 예상한 성장곡선이 아닌데? 결국은 정책 리스크야, 정책…”

그래서 딜레마다.

한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진 AI 기술력과 파트너십이 앞으로 10년을 이끌 거라고 생각하고,
또 한 편에서는, ‘이 정도 기술력은 국가가 통제해야 하는 거 아냐?’ 같은 시선이 공존한다.

전통적인 가치투자는 회사의 실적만 본다.
하지만 요즘은 실적만으론 안 된다.
정치, 규제, 윤리, ESG, 공공의견까지 ‘눈치’ 보지 않으면, 주가도 눈치 결국 준다.

# 그럼 우리는 뭘 할 수 있나

결론은 간단하다.

📌 마이크로소프트를 지금 당장 팔 이유는 없다. 하지만 손에 쥐고 ‘나는 아무 걱정 없다’는 태도도 위험하다.

📌 규제는 언제든지 큰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 특히 AI 관련 산업은 '가치'보다 '법'이 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다.

📌 트렌드를 넘어서, 정책의 행간을 읽을 수 있어야 진짜 장기 투자가 된다.

그래서 나는 잠시 포트폴리오 재점검을 했다.
그리고 추가 매수는 잠시 미뤘다.

기술은 계속 진보하겠지만,
사회는 언제나 기술보다 한 발 느리게 반응하니까,
그 한 발을 감안하며 살아야 한다.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조언이 있다.
✅ 너무 강한 독점엔 언제나 의심이 따라붙는 법이다.
✅ 아무리 좋은 기업도,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도, 한계는 있다.

그리고 그 리스크를 감당할 사람은,
결국 ‘투자자 본인’이다.

그러니 오늘도,
‘잘 모른 채로 들이밀지 말자’는 교훈 하나,
마음에 챙기고 간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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