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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최근 Fortune 기사에서 출발한, '글로벌 경제와 한국의 투자자들'에 관한 짧은 에세이다.
에세이인 이유는, 사회적·경제적 트렌드를 거시적인 기사에서 읽고
소주 한 잔 하며 씹어보는 개인적인 생각들이기 때문이다.
탄탄한 인사이트보다는, 경험과 맥락, 그리고 ‘이 상황 우리 얘기 아니냐’ 모델에서 출발한 글이다.
세계는 돌아가고, 우리는 주식앱을 연다
며칠 전, Fortune에서 ‘미국-유럽-아시아까지 뻗어나가는 글로벌 대기업들의 순위’를 다룬 기사를 봤다.
늘 그렇듯이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가 자리를 틀었고,
그 사이사이에 독일의 지멘스, 프랑스의 LVMH, 그리고 한국의 삼성전자도 끼어 있더라.
어느 나라의 기사든, 결국 ‘우리 기업 얼마나 들어갔나’ 먼저 확인하는 버릇은
전 세계 투자자들이 거의 다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기사를 통째로 스크롤하며 “요즘 돈이 어디서 도는가”를 보다 보면,
공통적으로 딱 두 글자가 보인다.
AI.
제2의 플랫폼, AI. 놓친 자와 붙잡은 자
첫째, 놓친 자 — 과거형 혁신에 머무른 이들
한때 플랫폼이라는 말이 입에 착 달라붙던 시절이 있었다.
카카오, 토스, 쿠팡에 올인한 2030은 '우린 플랫폼 세대야'라며 자조 섞인 자부심을 시전하곤 했다.
존속 가능한 생태계 내에서 연결과 중개로 먹고 사는 구조였고,
그 위에 앱 몇 개 깔아둔 것만으로도 ‘재테크'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메신저로 친구에게 스티커 보내는 것보다,
ChatGPT에 디자인명령을 내리는 게 더 생산적인 시대다.
구글도, 애플도, MS도 관심은 전부 LLM이다.
이 말을 다시 말하면, 플랫폼 혁신은 지나갔고,
AI 원석 광산에 들어가지 못한 플레이어는 이제 '플랫폼 후진국' 취급이라는 것.
한국 시장 안에서 이 말을 체감한 사례라면,
최근 1년 새 코스피, 코스닥 ‘기술 대장주’의 희비를 보면 된다.
✅ AI 반도체 관련주로 주목받은 SK하이닉스,
✅ 반면 기업용 SaaS로 꿈을 키우던 토종 스타트업 A사는 문의전화도 줄었다. (그러니까 우리 친구가 다녔던 그 회사, 작년 봄엔 이름만 대면 '핫한데 다닌다’ 소리 들었는데…)
둘째, 붙잡은 자 — 후천적 혜안을 가진 이들
에세이라면서 살짝 사례로 넘겨보자.
최근 지인 B는 SKT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유인즉, AI 행보 때문이었다.
통신 1세대로 불리던 기업이, AI 서비스형 플랫폼스러운 거시계를 자랑한다고.
아마존 한복판에서 통신사 스피커 가지고 생존하는 게 가능하다고 믿는 그 감각,
택시 앱, 모빌리티 센터에서 한때 '망할 거야' 했던 카카오T가
지금은 택시업계의 독점 플랫폼이 되어 있는 그것과 비슷하기도 하다.
주식 어플만 들여다보는 B는 결국 SAR(시장예측알고리즘)에 기반한 알고리즘 매매로 AI 기반 ETF에도 투자 중인데,
"요즘은 뉴스보다 데이터랑 수치가 편해"라는 말이,
역설적으로 감성적 선택이 아닌 ‘데이터 기반 욕망’이라는 걸 보여준다.
후천적 기술감각 —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그리고 AI로
사실 지금 AI 광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리스크가 없는 자산은 없다.
하지만 과거 재테크가 ‘선대인 마니아 vs 강남 토박이’ 사이에서
'언제 집을 살까?' 고민하듯,
지금의 투자금 흐름은 '어느 AI에 베팅할까?'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흐름은 꼭 기관이 아니어도,
직장인 친구 D의 삶에서 직접 목격할 수 있다.
그는 회계사인데, 예전에는 절세 전략 짜는 걸로 먹고 살아도 풍요로웠다.
하지만 지금은 GPT를 활용해 법인세 시뮬레이션 빠르게 뽑는 스타트업과 경쟁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나도 공부해서 쓰긴 하는데, 이제는 ‘도구’가 아니라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는 느낌이야."
그러니까, 회계도 AI, 투자도 AI, 데이터도 AI.
플랫폼은 우리를 연결시켜줬지만,
AI는 우리의 위치를 옮겨 놓는다.
기회를 날리고 있는 건 바로,
우리가 주말에 넷플릭스 켜는 3시간 사이일 수도 있다.
AI 시대, 우리는 어떻게 ‘실패하지 않는 쪽’이 될까
이번 Fortune 기사의 핵심은 그거다.
✅ 예측할 수 없지만 흐름은 명확하다.
✅ 갑자기 올라온 게 아니라 차근차근 쌓인 지배력이다.
✅ 결국 개인도 이에 맞춰 자신의 ‘리스크 자산’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헌법 같은 메시지.
'투자의 대가'들이 하라는 대로 ETF만 담고 앉아 있는 것도 괜찮지만,
AI 시대가 열면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났다.
⚡ AI 핀테크에 투자하는 ETF만 있어도,
⚡ AI 코딩 학원을 다니는 것도 일종의 자산운용,
⚡ AI 알고리즘으로 공급가를 조정하는 회사로 이직하는 것도 전략이다.
⚡ 심지어, AI 기반 생산성을 기준으로 만드는 ‘자기만의 일상 루틴’도 기회다.
이제 세상은, GPT를 누가 더 잘 쓰느냐에 따라,
자본, 시간, 노력의 수익률이 결정된다.
결국, 지금 시대의 성공은
후천적으로 'AI에 감각 있는 사람'에게 집중된다.
그리고 투자든 일이든,
실패하지 않기 위해선,
그 흐름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 답이다.
잔소리 같지만, 한 문장 요약한다면.
“AI는 트렌드가 아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질서다.”
확신은 없었지만,
질문을 했고,
행동한 사람.
그들이 결국,
가장 적은 비용으로 많이 남기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오늘도 우린 주식앱을 켠다.
아무것도 안 하고도 ‘기회비용’은 지불 중이다.
당신은 지금, 어느 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