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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미국 주식 재테크’에 관한 사색이다.
그중에서도 조금은 낯설지만, 묘하게 익숙한 ‘Herc Holdings’란 작은 나무 한 그루에 대해.
작지만, 뿌리는 깊고, 오래 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나무.
작지만 강한, 작기 때문에 더 강한?
2025년 5월.
포털 메인을 장식한 AI 주식, 반도체 ETF, 그리고 전기차 관련주들을 따라가다가
우연히 마주친 ‘Herc Holdings (HRI)’라는 낯선 이름.
처음엔 “이게 뭐지?”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뉴스 어디에도 대놓고 나오는 종목은 아니고,
카카오 투자방 난에도 이 종목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 종목을, 세계적인 가치투자자가 살펴보았을까?’
마리오 가벨리가 고른 이유: 비주류에 숨어 있는 가치를 보라
가끔 우리는 너무 큰 이름들에만 끌린다.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누구나 아는 이름.
근데 생각해보자.
포화된 카페에서 사람 많은 좌석에 앉기 위해 줄 서는 대신,
조용히 텅 빈 창가 자리에 앉아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차별화된 투자자’의 특징이다.
Gabelli라는 이름, 낯선가?
하지만 미국 가치투자계에선 워런 버핏 못지않은 내공을 가진 인물이다.
그가 창립한 GAMCO Investors는 철저한 기본분석 중심의 투자 철학을 고수하며
소문만 무성한 테마주가 아닌,
‘숨어 있는 괜찮은 기업’을 택한다.
그런 Gabelli가 고른 종목 중 하나가 HRI, 즉 Herc Holdings.
장비 대여 회사다.
다소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장비를 빌려주는 회사?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근데 생각을 넓혀 보자.
미국에서 인프라 확대가 본격화되고, 건설이 늘어나고, 토목공사가 증가한다는 것은
‘장비를 임시로 빨리, 널리 구매할 이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HRI가 가진 ‘실체’ 있는 성장 이야기
요새 주식들, 특히 기술주는 ‘실체’가 탑재되기 전에 너무 많이 튄다.
반대로, HRI는 정말 묵묵히 실체를 쌓아 올리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 2025년 1분기 – 장비 대여 부문 매출 5% 증가 (엄청난 수치는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성장 중)
✓ H&E 장비 회사 인수 – 미국 내 160개 지점 네트워크 추가 확보
✓ 총합 3.5조 원의 시총에서, 약 18%의 상승 여력 존재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기준)
물론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오래 가는 성장’이라는 판단이 든다.
특히 이 기업의 M&A 전략은 꽤 전략적으로 보인다.
대형 트렌드에 편승했다기보다는,
자신의 장비 카테고리와 고객 풀을 다층적으로 확대해
성장을 ‘내재화’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런 종목을 좋아하게 된 이유: 서울 사람의 종로 선호
개인적인 얘기지만,
나는 아주 가끔 ‘전통시장의 매력’을 떠올리곤 한다.
프랜차이즈 커피보다, 도심 구석의 적당히 탄맛이 밴 드립 커피를 선호하고,
젊고 트렌디한 아파트보다, 오랜 시간 사람 냄새 베인 단독주택이 좋았던 시절도 있다.
그런 느낌이, HRI에서 느껴졌다.
당장은 빛나지 않지만,
읽다 보면 결국 “이 종목, 나중 되면 사람들 다 몰릴 텐데…” 싶은 확신이 드는 느낌.
마치, 다들 잠실이나 판교에서 아파트 찾을 때
조용히 성수동 재개발 구역을 보고 있던 사람처럼.
투자에 있어서 ‘눈높이의 딜레마’
이런 종목이 늘 흥미로운 이유는,
‘확정된 안정성과, 약간의 꿈’이 동시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처음 미국 주식을 시작한 친구 A는 냉정했다.
“난 무조건 범지구적 대형 주식. 우량한 거.”
반대로 친구 B는 가끔 ‘펌핑 종목’에 빠지곤 했다.
어디선가 돌고 있는 꿈 많고, 현실은 뒷전인 종목에 올인하고,
그 이후 치킨값을 날린 경험도 많다.
나는 HRI 같은 종목이, 그 중간지점에 있다고 본다.
꿈보다는 실속, 하지만 실속만으론 못 오를 때 약간의 M&A라는 가속 장치를 단 모빌리티.
그리고 무엇보다, Gabelli 같은 ‘시장에서 명예보다 생존을 택한’ 고수들이 선택한 종목이라는 점.
결론: 아무도 안 보기 때문에 더 봐야 할 기업
우리는 언제나 알고 있지만 자주 잊는다.
진짜 기회는 소란스러운 곳에 있지 않다.
조용한 골목 어귀,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건물 3층,
혹은 ‘AI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가치가 저평가된 종목 속에 있다.
Herc Holdings,
지금은 HRI라고 치면 주가 그래프 하나 나오는 그저 그런 기사 한 줄짜리 기업일지 몰라도
10년 후엔,
“아 그때 이걸 내가 봤다면…” 하고 술자리에서 얘깃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그때 웃으며 이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얘기 나도 들었고, 그때 조금 샀지.”
|함께 보면 좋은 글
→ ‘가치투자와 인플레 시대의 동행’
→ ‘M&A로 살아나는 시장: 그들은 어떻게 사냥감을 고르는가?’
→ ‘고요한 주식의 미학: 허슬하지 않는 투자법’
|참고
- Insider Monkey (2025.05.08)
- Yahoo Finance, CNBC 인터뷰 발췌
- 개인 투자 경험 기반, Gabelli의 투자 철학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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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경제 콘텐츠 기획자 S
부제목 : 블로그가 알려주지 않는 투자 이야기
태그 : #미국주식 #HRI #HercHoldings #가치투자 #MarioGabelli #작지만강한 #M&A주식 #소형주전략 #장비렌털 #인프라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