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주로 산다는 것: 희망과 현실 사이에서 배우는 투자 민속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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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테슬라 재테크’라는 웃픈 현실에 관해 쓴 에세이이다.
에세이인 이유는…
테슬라를 둘러싼 개인 투자자들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그 엇갈림을 주변 관찰에서 엿보고 적어본
소소하지만 진지한 ‘투자 민속학’ 한 토막이기 때문이다.

꿈이냐 허상이냐, 나는 테슬라 주주였다

최근 내가 본 가장 흥미로운 기사 중 하나는 이거였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어하지만,
그 전략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내용.

솔직히 말해,
이미 테슬라 주주 몇년차 삶을 지나온 내겐 이제 익숙한 레퍼토리다.
머스크의 발언은 늘 충격과 희망을 안겨주지만,
그만큼 주변 주주들의 표정은 늘 변덕스럽다.

일론 머스크, 그는 창조주인가 혼란의 흑마법사인가

이 세상에 CEO가 많지만,
트윗 하나로 주가를 10%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리고 그 대표 주자가 바로 일론 머스크다.

대표적인 기억이 있다.
2021년, 일론이 트위터에 “테슬라 주식 너무 비싸다” 한마디를 썼다.
다음 날, 내 포트폴리오가 -12%를 찍어줬다.

지인 준호는 그때 이렇게 말했다.
“야, 이런 건 기업 공시로 내놔야 하는 거 아냐? 무슨 CEO가 클럽인가 트위터에다…”

하지만 바로 그 ‘이단아 같은’ 퍼포먼스가
팬덤을 만들고 주가를 끌어올린 동력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었다.

“우리가 애플이냐?” – 비교의 늪에 빠진 투자자들

기사에서 인용된 투자자 게리 블랙의 비판도 꽤 의미심장했다.
“테슬라가 세계 최고 기업이 되려면,
머스크 개인 이미지 말고도
‘제대로 된 마케팅’이 있어야 한다.”

괜한 말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애플(AAPL)을 보자.
광고 하나에 몇 백억을 쓰며
'혁신은 이런 것’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아이폰 하나로 세상의 인식을 바꿔놓은 것이 사실 아닌가.

하지만 테슬라는?
실질적인 마케팅 예산은 거의 ‘0’에 가까웠던 시절이 있었다.
이론상 제품이 좋으면 굳이 광고가 필요 없다고 말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점점 알아가는 중이다.

여기서 강력한 투자자 이탈을 봤다.
내 친구 수진, 2020년 말 2,000만 원 테슬라에 넣었다가
2022년 시장 변동성에 스탑로스 없이 급전직하.
지금은 오히려 현대차 전기차 쪽 ETF에 갈아탔다.

후천적 테슬라 신봉자 vs 전략적 이성주의자

최근 몇 년 사이 내 주변에는
두 가지 부류의 테슬라 투자자가 존재했다.

첫째, 후천적 테슬라 신봉자들

이들은 테슬라를 종교처럼 믿었다.
‘지금 사면 늦지 않았다’
‘3년 뒤에 테슬라 타면서 은퇴할 수 있다’
‘로보택시, 사이버트럭, FSD 하나만 터져도 주가는 10배’

가장 인상 깊었던 지인은 민석이.
카페 창업 자금으로 모은 돈,
반을 테슬라에 몰빵했다.

"형, 나 로보택시 시작하면
차 운전 안 해도 되고, 내 차로 돈 벌고,
그 수익으로 전기차 2대 더 산다니까요."

…결국 아직 민석이는 택시를 직접 몰고 다닌다.
로보택시는 ‘파일럿 테스트’만 몇 년째다.

둘째, 전략적 이성주의자들

이들은 이른바 ‘후퇴할 줄 아는 투자자’였다.
대표적으로 유리 자산운용의 투자전략처럼,
밸류에이션이 과도해 보이면 익절하고
기술주는 주기별 포트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

김 대리는 테슬라를 2021년 고점 부근에서 매도했다.
사람들은 ‘야, 너 너무 일찍 던진 거 아니냐’고 했지만,
그는 그 돈으로 삼성전자 + ETF 포트 짜더니,
2023년에는 수익률 +18%로 마감했다.

"추세를 믿는 건 좋지만,
너무 큰 욕심은 결국 수익 실현 타이밍도 놓치게 하더라."
김 대리의 말이다.

테슬라는 여전히 꿈을 판다

시장은 지금 테슬라가 꺼낼 다음 카드를 기다리고 있다.
사이버트럭? 아직 완성형은 아니다.
로보택시? 실현까지는 갈 길이 멀다.
대중형 모델 2? 출시가 무기한 연기.

하지만 여전히 주가는 100배 PE를 반영한다.
그 사이, 가슴 졸이는 건 개미투자자들뿐이다.

나도 고민이다.
‘이걸 다시 더 사야 하나?’
‘이미 대부분 빠졌는데, 지금 파는 건 바보다’

결국 테슬라는,
‘기술 혁신’과 ‘투자자의 인내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이 시대 가장 극단적인 투자 종목이다.

마무리하며

테슬라는 더이상 단순한 전기차 회사가 아니다.
그것은 감정이고, 비전이자, 기대이며
누군가에겐 대출 이자 내역과 연결된 현실이다.

일론 머스크를 믿는 사람도,
의심하는 사람도,
각자만의 내러티브를 갖고 있다.

결국 그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가
당신의 수익률을 결정할 것이다.

그러니 어디까지 믿을지,
언제 내릴지를,
이성적으로 고민할 타이밍이다.

혹시 여러분은,
‘애플의 마케팅’을 갖춘 테슬라를 진짜로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 다시 보기
✓ “테슬라 타서 은퇴해볼까?” 하는 당신, 현실을 직시할 시간
✓ 전략적 포트폴리오는 어쩌다 항상 ‘애플처럼’을 외칠까
✓ 사이버트럭 출시는 ‘내년’ 아닐 수도 있습니다
✓ 투자에는 로망도 있지만, 손익계산서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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